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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record

지난 10년, 내 삶의 첫 이정표

hyuckee 2024. 10. 6.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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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는 나도 여느 친구들과 다르지 않았다.
부모님의 말씀, 선생님 말씀 어른들이 요구하는 삶을 살았다.
당시에는 크게 못 느꼈지만 돌이켜보면 사춘기라 할 수 있겠다.

당시에는 내가 그리 특별하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었고,
어린 마음에 조금이라도 특별해 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허황된 욕심이었을 뿐 그 시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아마 이게 내 인생의 첫 분기점인 것 같다.

책임질 수 없는 선택을 시작으로
조금씩 감당할 수 있는 선택도 해보며
'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을 노력했다.

나는 다른 친구들과 달랐다.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고 싶은 나에게는
순간의 행복보다 미래를 위한 예습이 더욱 필요했다.
예습을 마치고 나면 다른 선택지들을 둘러보는 것을 좋아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다른 선택지를 골랐을 때 어떻게 현재가 바꼈을지,
다른 친구들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현재를 보내고 있는지 생각하고 알게 되는 게
나에게는 소소한 취미라고 할 수 있겠다.

아마 내가 남다른 포용력을 가져서지 않을까 싶다.
나도 나름대로 합리적인 생각을 하지만 내 생각과 다른 주장이 나온다면
그게 여러 방면으로 옳든 그르든 어떠한 연유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내 어림짐작이 언제나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라도 나는 세상을 받아들였다.

이것을 불안이라 여길 수 있겠다.
나는 불안했고, 어쩌면 지금도 불안하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하고,
그 선택에 내 욕심이 들어간다면 어느정도가 옳은 정도인지 궁금했다.
그걸 여러 방식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세상과 사람을 알게될수록, 내가 세상과 부딪힐수록
덕분에 나의 사고방식을 깊게 점검할 수 있었다.

나는 나의 이러한 특성을 살려 제너럴리스트가 되고 싶었으나
그건 한때 유행처럼 요구됐던 상이었고,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세상에게 필요한 것은 언제나, 앞으로도 전문가다.
대학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탑재해줄 소재일뿐
사실상 취업이나 진학을 통해 커리어가 시작되며 점차 전문가가 된다.

남들 하니까 따라 하는 건 놀랍게도 거의 전혀 소용 없다.
내가 막연히 멋있어 보이고 해보고 싶은 일에도 누군가는 이미 커리어를 쌓아놨더라.
내가 상상만 하던 세계에서 나는 잠재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경쟁력이 없는 사람이다.
반대로 내가 살아온 삶에서 취할 수 있는 쉬운 선택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바라는 선택일 수 있다.
그러니까 그냥 잘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된다.
그게 쉬운 길이라면 빠르게 해내면 되고, 어렵게 돌아가야 한다면 더 빠르게 행동하면 된다.
너무 다를 필요도 없고, 너무 같을 필요도 없다.
이게 내 첫 인생관이다.

시덥잖은 결론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언제나 내 선택을 위한 여러 이유들을 찾아왔다.
선택하지 않을 이유, 선택할 이유 손이 닿는대로 찾으며
이렇게 내린 내 결론은 번복하지 않을, 납득 가능한 이유를 갖고 있다.

현재 나의 선택지는 과거로부터 비롯된다.
미래는 현재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어차피 내가 온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선택으로 적어도 내가 마주할 나의 세상은 만들어 갈 수 있다.
내가 살고 싶은 미래를 생각하며, 그 미래를 만날 선택들을 해나가면 되는 것이다.

그런 인생을 살다보면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인정받을 수 있겠지.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주위에 하나둘 늘어난다면
속도를 붙여 내가 찾던 미래를 만날 수 있겠지.
나도 바뀔거고, 세상도 바뀔거라면 욕심 한번 내봐도 되지 않을까.
내 삶에서 내가 행복만족하지 않으면 의미없으니까.

남의 기준을 따르거나, 좋아보이도록 꾸며진 게 아닌
본인만의 정답을 추구하다보면,
만약 그게 다른 사람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면,
그렇게 보여지는 어른의 모습이 내가 동경하던 모습인 것 같다.

그러니까 그냥 지금 하고 싶은 걸 하자.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든 경쟁자는 언제나 있으니 잘 하자.
무엇보다 너가 선택하지 않은(할 수 없는) 선택을 한 다른 사람들을 존경하고 감사하자.
그들 또한 각자만의 세상에서 제일 가는 전문가니까.
덕분에 그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관점으로 다채롭게 세상을 누릴 수 있는 거니까.

올바른 방향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면 실패는 없다.
막연해보이거나 두렵다면 세상을 둘러보며 안목을 기르면 된다.
세상을 이해할 도구가 많을수록 그 너머가 보이기 시작하니까.

이제 물어보자.
"너는 미래에 어떤 세상을 살고 싶니?"
"거기서 너는 어떤 모습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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