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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생각없이 보면 그냥 반전영화

hyuckee 2023. 8. 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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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할인으로 월 1회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이사 온 김에 겸사겸사 영화보러 갔다.

보고 싶은 영화는 최대한
개봉 당일 오전에 보려는 신념(?)이 있어서
9:20 영화를 봤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의아했다.

내가 본 영화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포스터에 써 있듯이
아파트 한 채만 제외하고 모든 것이 박살난
재난 영화다.

사실 예고편도 제대로 안 보고
이병헌 배우님이 확성기로 소리치는 모습만 봤어서
별 기대 안하고 봤는데
생각해볼만한 내용도 많고
연출도 군더더기 없어서 재밌게 봤다.

그래서 내가 느낀 점을
최대한 스포 없이 써보려 한다.

작성한 대부분의 내용은 예고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선'이고 어디까지가 '악'인가
그리고 선을 위한 악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아마 이게 이 영화를 관통하는 제일 큰 주제가 아닐까 싶다.

'아파트'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공동체'였다.
같은 '주민'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단결하고
주민의 생존권을 우선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타인을 배제했다.

그렇게 아파트는 주민들이 살기 좋은 유토피아가,
밖은 무법지대인 지옥으로 묘사된다.

아무리 같은 한국인, 같은 아파트를 사는 주민이라고 해도
각자 살아온 환경에 따라 가치관이 다르다.

반면 공동체는 소수의 도덕성보다는 단체의 합리성에 의해 운영된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보면 "그래도 이건 아니지"와
"어쩔 수 없잖아"로 지속적으로 고민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이를 인과응보로 표현하지, 권선징악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각자가 놓인 환경에서 최선의 선택이었고 그에 따른 결과일 뿐이었다.


필요 없는 장면은 없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파트와 주민이라는 배경에는 등장인물이 서로 많이 얽힐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액자식 구성을 적절히 활용하여 인물 모두를 공감할 수 있었다.
인물의 행동이 이해되면서 내용에 빠져들기 쉬워졌다.

영화에서는 '아파트'를 거의 성역으로 삼았다.
마치 자신들이 선택 받았고, 밖으로 나가면 죽는다는 인식이 심어졌다.
물론 확률 상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아닌 경우도 있었다.

잠시 지나가는 장면이었지만, 중반에 나온 방랑자는
후반에서도 다친 곳 없이 잘 살아남고 있었다.
물론 그도 쉬운 삶은 아니었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10분이 제일 인상깊었다.

몸을 숨긴 곳이 성당이었고, 그는 악을 선택한 것이 아닌 희생을 한 것이었다.
그리고 불쌍한 이는 행인의 도움으로 구원받았다.

아니 뗀 굴뚝에서 연기 날 리 없지만, 소문은 과장되기 쉽고
사실은 모두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누구나 그럴 수 있었다.
적어도 영화에서는 모두가 피해자였다.


이러한 내용들은 대비 덕분에 잘 표현된 것 같다.
누구는 야밤에 안전하게 파티를 열지만,

누구는 그림자 속에 긴장을 늦출 수 없이 살아야만 한다.
모두 평등한 상황이라고 하지만, 그 상황 마저도 평등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주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나중에는 아파트를 지키기 위한 행동으로 변질됐다.
행동의 결과는 막대한 피해만을 남겼고 아파트조차 지킬 수 없었다.


결론

이리 뜯고 저리 뜯어보면
여기저기 메시지가 많은 영화다.

그만큼 쉽게 볼 영화는 아니지만
내용적으로, 연출적으로 정말 잘 만든 작품이다.

한국인에게 아파트(부동산)는
나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정말 중요한 자산인데
이러한 점이 외국인에게도 전달될 수 있을까 싶다.

그게 된다면 이렇게 좁은 땅에서
개성 없는 아파트가, 허름한 아파트가
한국에서는 왜 비싼지 이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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