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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람.

hyuckee 2024. 11. 16.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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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를 덮친 펜데믹 사태, 인권을 위한 시위, 갑작스런 남북관계 악화 등 현대 사회는 매우 혼란스럽다. 이 혼란들 속에는 또 많은 갈등이 있다. 젠더갈등, 빈부격차, 또는 정치적 갈등 등등. 나는 이러한 갈등들의 근원이 인간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삶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 일들을 겪고 문제를 인지하며 하나둘 풀어나가는 그런 관계. 그럼 인간관계의 그 '관계'가 맺어지기에 무엇이 필요한가? 우선, 서로 만나야 한다. 그리고 상호작용할 정도의 최소한의 호감이 있어야 한다. 그래, 호감. 크게 보면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는 현 사회처럼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의 두 남녀가 겪는 삶과 둘의 관계를 통해 어렵고 추상적인 '사랑', 그리고 나아가 인간관계에 대해 힌트를 던져준다.

    남주인공인 마이클은 어린 시절, 하교 도중 몸이 안 좋았는데 이를 여주인공 한나가 도와줌으로써 둘은 처음으로 만났고 차츰 관계를 쌓아 나간다. 그리고 많은 여인들이 그렇듯 둘은 잠시 여행을 떠난다. 여행 도중 마이클은 이런 생각을 했다.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고통이 커질수록 사랑은 깊어진다. 두려움은 사랑을 증폭시킬뿐, 사회적 편견도 망각하게 한다. 당신의 천사가 되어 행복한 일생을 살도록 하리라. 하느님은 말씀하셨지, 인간을 완벽하게 만드는 건 바로 사랑이니라." 많은 인간관계는 이렇게 우연히 또는 의도적으로 서로 알아가고 거리를 좁힌다. 하지만 거기엔 고통이 수반되기도, 두려움이 커지기도 한다. 사랑이 깊어지면 세상으로부터 귀를 닫기도, 홀로 맹세를 하기도 하며 스스로 변화한다.

    평범한 연인들처럼 둘의 사이도 먹구름이 낄 때가 있다. 심지어 한나의 승진과 함께 한나는 집을 떠나 둘은 갑작스럽게 이별해야만 했다. 많은 시간이 지나 마이클은 법대생이 되었다. 그리고 수업으로 재판 견학 도중 피고인 한나를 보게 된다. 사실 한나는 글을 읽지 못한다. 이는 한나의 형량이 추가된 결정적 원인이기도 했다. 마이클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많은 고뇌 끝에 결국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다. 이는 결국 죄책감으로 돌아와 마이클의 인생에 계속 아른거렸다. 마치 아픈 첫사랑을 영원히 잊지 못하는 것처럼.

    어느 날 마이클은 어린 시절 한나에게 읽어주던 책을 발견하고 그때부터 녹음하여 한나에게 보냈다. 이에 한나는 매일 녹음을 들으며 나중에는 글 공부를 하게 된다. 그녀가 석방되는 날 둘은 오랜 세월 끝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한나의 마음은 과거에 머물렀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둘은 전과 같은 가까운 사이로 돌아가기 어려웠고 한나의 마음의 짐은 결국 한나를 죽음으로 몰았다.

    영화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이미 경험했듯이 우리는 인간관계를 통해 많은 것들을 겪는다. 누구에게는 그게 달콤한 인생 또는 장밋빛 인생일 수 있겠지만 누군가에겐 평생 앉고 살 각인과 같을 수 있다. 바위틈에 들어온 물이 얼어 결국 바위를 부수듯이 한 번 떠나간 관계를 다시 잇기 쉽지 않다. 결국, 마이클의 교수님의 말씀처럼 중요한 건 우리의 감정이 아닌 행동이다. 감정으로 시작해 감정으로 끝내는 것. 우리가 자주 하던, 하는 실수이다. 다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용기를 내지 않는다면 평생 죄책감을 지고 살아갈 것을. 사랑을 통해 이루어진 관계가 고통과 두려움을 참으면서 만드러낸 관계가, 잘못된 길 한 번 들어서 돌이킬 수 없다면 결국 남는 건 죄책감과 당시의 고통뿐이라는 사실을.

    현재 우리에겐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 당사자인 우리는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충분히 돌이키고 번복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 영화와 다르게 서로 용기를 내어 다가가고 소통을 한다면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어느 순간부터 내 머릿속에 박혀있는 구절이 있다. '할 수 있을 때 하지 않으면, 하고 싶을 때 할 수 없다.' 누구에게나 언제나 용기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도전하자. 소통하고 피드백하자. 그리고 공감하자.

 

<창조적 사고와 표현> 과제 중
202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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