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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미술사] 덜어냄의 미학: 미니멀리즘과 패션으로의 확장

hyuckee 2026. 6. 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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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이 팝아트를 통해 대중문화와 물질적 풍요를 껴안았다면,
Minimalism은 반대로 예술가의 주관적 감정이나 기교를 최소화하고,
사물이 가진 가장 기본적인 형태와 성질 자체에 집중하고자 했던 미술 운동이다.

사물 자체가 된 예술, 미니멀리즘 예술

1960년대 등장한 미니멀리즘 작가들은 예술 작품을 현실 공간의 실재하는 '대상(Object)'으로 만들고자 했다.
산업 자재인 합판이나 플렉시글라스를 규격화해 제련소에 맡기는 등 '산업적' 제작 방식을 택했다.
이는 예술가의 손길과 흔적을 철저히 지우기 위함이었다.

L-Beams

대표적인 작가 Robert Morris는 조각을 받치던 전통적인 '좌대'를 제거함으로써
작품이 관람자가 서 있는 현실 공간으로 직접 침투하도록 만들었다.

Donald Judd는 회화도 조각도 아닌 특수한 오브제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단일하고 단순한 형태를 통해 시각적으로 관조할 요소를 줄이고, 오직 실재하는 3차원 공간 그 자체를 강조했다.
1. 회화도 조각도 아니다.
2. 실재하는 3차원 공간에 존재한다.
3. 형태, 이미지, 색채, 표면이 단일하며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 있지 않아 시각적으로 비교, 분석, 관조할 것이 별로 없다.


예술에서 일상으로: 패션에 스며든 미니멀리즘

미술계에서 시작된 '형식의 순수성'과 '반표현성'의 가치는 1970~1980년대 패션계로 유입되었다.
Mies van der Rohe의 건축 철학 "Less is more"는 패션 디자이너들의 언어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는 미니멀리즘 패션의 황금기였다.

당시 패션계는 다음과 같은 6가지 뚜렷한 미학적 특징을 확립했다.
1. 장식의 최소화
2. 기본 실루엣과 기하학적 구조
3. 단색 모노톤 또는 절제된 색상
4. 기능 중심의 디자인
5. 소재 자체의 질감 강조
6. 시간에 종속되지 않는 '클래식' 미학

Jil Sander는 'Queen of Clean'이라 불리며 모노톤과 기하학적 실루엣을 선보였고,
Yohji Yamamoto는 검은색을 활용한 비대칭 구조를 탐구했다.
Helmut Lang은 산업적 소재와 절제된 이미지를 결합해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색채에서 일어났다.
패션과 주거 공간 모두에서 강렬하고 화려한 색상이 자취를 감추고,
White, Warm Grey, 차분한 베이지 같은 절제된 단색 모노톤이 주조색으로 채택되었다.

소비자들은 복잡한 외부 세계로부터 시각적 피로를 줄일 수 있는 '안식처'를 원했고,
이러한 심리적 욕구는 극도로 정제된 컬러 팔레트의 채택으로 이어졌다.

색채가 단지 공간을 꾸미는 장식이 아니라, 제품과 공간의 본질적인 '포지셔닝'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격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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